MBC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타고난 절대음감의 소유자 강건우와 SBS '바람의 화원'에서 당돌한 천재 화가 신윤복, 젊은 나이에 ‘어용화사’가 된 김홍도 등 다양한 드라마 속에서 예술적 천재들이 재미를 주고 있다. 그들은 드라마 속에서 천재적 재능으로 명성을 얻으며 인정받고 있지만 실제 천재들은 드라마 속과 달리 타고난 재능으로 고통 받기도 했다.


◇ 천재들의 필요악 ‘광기’


사람들이 천재들에 대해 흔히 떠올리는 단어는 ‘광기’다. 마치 영웅들의 영웅담처럼 천재들에게도 광기로 인한 일화들이 많이 전해진다. 대표적으로 청각장애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작곡해 수많은 명곡을 남긴 루드비히 반 베토벤. 평소 퉁명스럽고, 괴팍하기로 유명한 그는 극장 연주자들과 주의 사람들로부터 ‘미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의 불 같은 성격과 거친 말버릇은 사교계에서 외톨이 신세가 되게 했으며 청각을 잃은 뒤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고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대인기피증을 앓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음악의 신동이라 불리며 600곡이 넘는 명작들을 작곡하고 35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그는 당시 주류를 이루던 오페라 스타일을 비난하고 유명한 오페라의 한 소절을 코믹하게 바꿔 조롱하기를 즐겼다. 도가 지난친 그의 비아냥과 거만함은 주변 이웃들로부터 비난 받기 충분했다.


 강렬한 색채와 거친 붓놀림으로 독특한 화풍을 확립했던 후기 인상파의 대표적인 화가 빈센트 반 고흐. 고갱과의 타툼 끝에 자신의 귀를 잘라 버렸고 그 귀를 가끔 만나던 창녀에게 갖다 줬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만유인력의 법칙과 운동의 법칙 등 수많은 법칙을 만들어 낸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 또한 범상치 않은 인생을 살았다. 어려서부터 어린애다운 놀이에 끼지 못했던 그는 조심성과 의심이 많아 자신을 비판한 사람에 대한 피해의식과 강박적 집착이 강해 몇 안 되는 친구마저도 절교하게 됐다. 또 논문을 발표하고도 비판에 대한 불안 때문에 대인기피증과 발작 증세를 일으키는 등 과민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천재들의 이런 성향을 두고 C. 롬브로조는 천재들의 능력이 정신적 두려움과 과민성에서 기인하며 그로 인해 광기가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E. 크레치머는 천재들이 반드시 광기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천재들 중에는 정신병자나 정신병질이 함유돼 있다고 했다.


 이처럼 천재들 중에는 정신병력, 특히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기록이 다수 전해진다. 그들의 광기야말로 우울증으로 인한 정신적 괴로움을 표출한 극단적인 표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휴 신경정신과 김양래 원장은 “보통 우울증이나 정신병에 걸리면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된다”며 “천재들은 이 시기에 갖게 된 창의적인 발상과 영감을 적극 활용해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로 탄생하게 시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 천재들 우울증을 예술로 승화


 우울증은 생물학적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 환경적인 요인 등에 의해 발병하며 결과적으로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불균형으로 인해 스스로 우울증을 견뎌내기 힘든 지경에 이르게 돼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는 질환이다.

 일반인의 경우 5%가 우울증에 걸려 치료를 필요로 하는 반면 예술가들 중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

 존스홉킨스 대학의 케이 재미슨 교수의 조사에 의하면 20세기의 위대한 예술가들 중에는 일반인의 7배에 달하는 38%가 우울증을 앓은 병력이 있다고 조사됐다.

 고흐는 불확실한 미래와 가난, 곁에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우울증상을 일으켰으며 조증과 우울증을 반복하다 결국 자살을 했다.

 고갱은 정신 병원에서 치료 받는 12개월 동안 '정신병원의 정원', '별이 빛나는 밤', '삼나무', '올리브 나무', '알피유 가족' 등을 그리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면서 전보다 대담하면서도 역동적인 표현양식을 개발했다.

 베토벤 역시 난폭한 아버지 밑에서 음악 공부를 하고 아버지가 죽은 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됐다. 더욱이 그는 젊어서부터 청각장애, 간경화, 폐렴 등을 앓아왔으며 베토벤 연구 프로젝트의 책임자 빌 월시의 말에 의하면 베토벤은 심한 소화장애와 주기적인 복통, 신경과민, 우울증 등을 앓았다고 한다. 베토벤은 청각장애에도 불구하고 교향곡 제9번 ‘합창’과 ‘장엄미사’와 같은 대작을 작곡 했고 장애를 이겨낸 그의 의지를 더욱 높이 사기도 했다.


 김양래 원장은 “조울증은 조증의 시기와 우울증의 시기로 나뉘어 지는데 조증 시기에는 천재라 불리는 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며 작품과 연구에 몰두할 수 있게 돼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게 되는 반면 우울기가 되면 예술가들은 괴로움을 잊기 위해 마약이나 음주, 약물 중독에 빠지기 쉽고 조증의 시기를 그리워하면서 현재의 자신을 자학하고 결국 자살을 하는 경우도 많다”며 “우울증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천재들에게 우울증이나 정신분열 등 정신 질환을 앓은 명확한 원인 규명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런 정신 질환에도 불구하고 작품활동을 끊임없이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고통스러울수록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 없이 작품에 몰두 했고 그 결과 시대를 뛰어넘는 고차원적인 예술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

 천재란 우리가 힘들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 주저하고 포기하고 있을 때 이를 이겨내고 극복해 낸 사람들이 바로 천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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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제휴사 / 메디컬투데이 이선호 기자 (bluesunset@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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