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의 치료와 관련해서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오해가 하나 있다. 마음의 병인데, 어떻게 약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다.
즉, 심리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접근 방식도 심리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너무나 현대과학의 성과에 대해 무지한 것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사람의 사고, 기분, 느낌 등등을 포함하는 마음 즉, 정신현상들이 '뇌(Brain)'라고 하는 물질에서 나오고 있고, 이 뇌라는 물질이 어떠한 이유에서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뇌기능의 이상이 생기고, 그 결과로 사고나 기분의 장애가 생긴다는 사실은 너무도 상식적인 내용이다.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으로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충격이 될 수도 있고, 뇌손상, 중풍, 치매 등과 같은 기질적인 질환들이 원인이 될 수 도 있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충격이 직접적으로 우울이나 불안증상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중간에 뇌기능의 이상이라는 단계를 거쳐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결과로 우울해지거나 불안해지거나 하는 정신증상들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뇌기능장애의 최종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우울이나 불안 등의 증상들에 대한 접근 방법은 뇌기능장애를 유발하게 만든 심리적 스트레스나 기질적 원인들에 대해 직접적으로 접근하거나, 아니면 그 다음단계인 뇌기능의 이상 자체를 교정시켜주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미 생겨버린 최종 결과물인 우울이나 불안 자체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자에 대한 접근방법은 대개는 쉬비않은 경우가 맘ㄶ다. 뇌기능 장애를 유발한 기질적인 원인들은 대개 쉽게 회복되지 않거나 비가역적인 질병인 경우가 많고, 심리적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된 사업부도, 실연 등과 같은 주변상황 등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 우울증상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은 뇌기능의 이상 자체를 교정하는 치료가 될 수 밖에 없는데, 이 치료가 결국 항우울제에 의한 약물치료가 된다고 하겠다.
물론 심리치료도 아주 잘 하는 의사가 아주 성의 있게 아주 오랫동안 치료한다면, 약물치료만큼이나 뇌기능 이상 교정에 효과적일 수 있겠으나, 그런 의사를 만나기도 쉽지 않고, 비용도 무척 비싸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약물치료 예찬론이 되어 버렸는데, 정신과 약물치료에 대해 불필요한 오해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강조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사실 이 외에도 일반인들이 정신과 치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나 편견이 너무도 많은데, 짧은 지면에 다 이야기 할 수는 없고, 다만, 각자가 과학적인 사실에 의거해서 의료추구행동을 결정하라는 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이 글을 끝맺고자 한다.

                                                                                -  출처 :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신경정신과 김진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