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으로 보는 건강학

현실 속 갈등 반영돼
수면장애, 우울증도
'밤새 꿈꿨다'느껴

숙면 못하는 사람 맞춤형 치료 받아야

 꿈은 희망이다. 꿈이 있기에 절망적 상황에서도 웃음이 공존하며  극한의 순간도 극복의 대상이 된다. 꿈은 상상이다. 꿈속에서는 소년이 왕자가 되고, 아줌마도 신데렐라로 재탄생한다. 이처럼 꿈은 삶의 냉엄함을 따스한 온기로 데워주는 마법의 단어다. 밤마다 우릴 찾아오는 꿈,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꿈, 언제 꾸나 = 잠을 분석하면 눈을 막 붙이기 시작한 뒤의 얕은 잠, '귀신이 잡아가도 모를'깉은 잠, 꿈을꾸는 잠 등 여러 종류다.
 꿈은 렘(REM)수면에서 일어난다. 렘수면이란 빨느 안구운동이 나타나는 수면의 한 단계. 잠들기 시작해 70~90분이 지나면 처음 나타난다. 자율신경계가 활발해지면서 맥박, 혈압, 호흡, 체온이 증가하고, 근육 긴장도는 감소하면서 몸은 휴식을 취한다. 렘수면이 지하는 비율은 전체 수면 중 20~25%, 따라서 매일 밤 몇 개씩 꿈ㅇ르 꾸게 마련이다.

꿈을 꿨다는 의미 = 꿈이란 의식세계의 갈등을 해소하고 욕구를 충족하는 과정이다. 무의식 속에 잠재돼있던 생각과 소망을 꿈 속에서 변형, 왜곡, 위장시킨다. 그래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예컨대 아버지와의 갈등을 소재로 꿈을 꿀 때 아버지가 두목, 폭군, 왕, 신, 사자 등으로 나올 수 있다. 내가 아버지와 싸우는 일은 용납하기 힘들지만 두복이나 폭군과의 결투는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꿈의 내용은 현실 세계에서 직면하는 갈등을 소재로 한 게 많다. 당연히 수면 중이라도 정신활동이 많아지고, 아침에 피곤함을 느낀다.
 수면장애, 질병에 의한 통증, 약물, 우울증으로 숙면을 못 취해도 '밤새 꿈을 꿨다'는 느낌을 받는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비몽사몽 상태에선 꿈을 많이 꾼 것처럼 느낀다.

꿈에 내포된 의미 = 꿈에는 해몽과 해석이 있다. 해몽은 '돼지꾼=재수 꿈' 하는 식으로 어떤 사물이나 상황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인데 문화권에 따라 다르다. 즉 똑같은 내용을 다른 뜻으로 설명한다. 꿈을 해석한다는 것은 무의식의 세계를 분석하는 작업이다. 꿈을 잠재된 콤플레스를 표현하는 정신기능으로 보는 데서 시작한다. 생각이나 경험, 기분이 관련될 수 있고, 현실에서 해결 돗 한 일을 꿈에서나마 보상받기 위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꿈은 'A는 B를 의미한다'는 식의 단순 번역으로 이해될 수 없다. 논리적인 방법으로 해속되는 것도 아니다. 꿈에는 무의식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하고 깊은 뜻이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밤마다 소가 방문을 부수고 돌진해 오는 꿈을 꿨다고 가정해 보자. 우선 꿈을 꾼사람이 이전에 이런 상황을 경험했는지를 확인한다. 만일 그렇다면 '반응성 꿈' 에 해당한다. 이렇게 충격적 사건 이후 반복되는 굼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런 일을 경험하지 않고 같은 꿈을 되풀이한다면 이는 현실에서 풀지 못한 갈등이 꿈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땐 소의 공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찾게 된다.

치료가 필요한 꿈 = 꿈의 역할과 의미는 다양하다. 또 낮에 있었던 현실적인 고통과 갈등 상황을 꿈을 통해 해소하는 순기능이 크다. 하지만 밤마다 꿈을 꾸느라 숙면을 못 취하는 사람, 자주 반복되는 꿈의 진의를 알고 싶은 사람 등은 꿈에 대한 진찰과 치료가 필요하다. 일단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해 수면과 꿈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해야 한다.
 이후 수면의 질과 양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해소해야 할 현실적 갈등이 무엇인지 등을 분석해 맞춤치료를 한다. 예컨대 수면의 질과 양에 문제가 있을 땐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을 없애고, 건강 숙면법을 익혀야 한다. 현실적 갈등이 꿈에 반복될 땐 정신치료가 필요하며, 우울증이 원인일 땐 항우울제를 복용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 의사
                                                                                                   < 중앙일보 건강 섹션 2009년 2월 9일 >